CV
2019.08.31~9.28
부산 부산진구 신암로 155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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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범천동에 있는 신암은 1970-80년대 부산의 주력 산업인 신발 제조, 의류 부자재 유통 등 생산공장 단지가 밀집돼 지역 경제를 부흥시킨 곳이다. 산업 구조의 변화로 쇠퇴하여 재개발이 진행 중인 마을에서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통해 사라져가는 마을의 역사를 기록한다. - 6남매의 맏딸로 자라 가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아픈 남편을 대신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여자가 공부하면 뭐하나’라는 이유로 동생들 학비를 벌기 위해 신발공장에서 근무한 여성 노동자들은 공장에 다니는 동안 본인 ‘통장’을 한번도 가져 본 적이 없다.
공장에서 번 월급 대부분을 고향에 보내줬다는 윤자언니. “공장에서 돈을 번 덕에 우리 동생들이 다 공부를 잘했어. 지금 대학교수, 공무원, 변호사, 강사를 하고 있고 여동생 남편은 교장 선생님이야. 평소 우리 부모님이 나에게 ‘너를 공부
못 시킨 게 제일 가슴 아프다’고 말하지. 하지만 나는 주위에 좋은 사람들이 많고 잘 살고 있으니까 괜찮아. 동생들도 다 잘 살고 있으니까.”
1970~80년대 부산 경제의 중추였던 신발 공장에서 근무한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하마캐릭터를 사용하여 화면에 구현한다. ‘경제발전의 진정한 주역’이었던 누군가의 맏딸이자 큰누나, 아내였던 그들의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당시
공장의 모습을 재현해보며, 신암에 남아있는 신발공장, ‘일신제화’에서 아직도 실제로 돌아가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의 미싱일명 쥐도리 를 설치하여 부산의 신발산업 쇠락으로 사라졌지만 새로운 형태로 그 존재를 이어가는 또다른 조윤자, 한윤희, 박현숙과 같은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재조명해본다.